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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중기의 민족서사시부터 이제현의 소악부(小樂府)까지
동명왕편ㆍ제왕운기ㆍ삼국사기ㆍ삼국유사 그리고 악부문학
1. 고려 중기의 민족서사시
이규보의 「동명왕편」과 이승휴의 「제왕운기」
(1) 12‧3세기의 시대적 배경
- 12~13세기는 고려 역사상 몽골(원) 및 여진 등 이민족의 침략으로 인해 민족수난기가 극심하던 시기였습니다.
- 이러한 외세의 압력 속에서도 지식인들은 민족적 저항정신을 강하게 품었고, 그 결과 자기 정체성에 대한 인식이 더욱 고양되었습니다.
(2) 이규보의 「동명왕편(東明王篇)」
- 동명왕(고구려 시조 주몽) 설화를 소재로 한 장편 영웅서사시입니다.
- 영웅시로 불리는 이유: 동명왕이라는 한 인물(영웅)을 중심으로 그 창국(創國) 과정을 노래했기 때문입니다.
- 기존 정사(正史)인 김부식의 「삼국사기」가 신이하고 기이한 설화를 생략한 것에 반해, 이규보는 민간에 널리 전해지던 동명왕 설화를 적극 수용하였고 이를 시(詩) 형태로 재창작했습니다.
- 이를 통해 고려 후기의 지식인이 민족 영웅을 어떻게 다시 해석하고, 민족정신을 고양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3) 이승휴의 「제왕운기(帝王韻紀)」
- 1287년(충렬왕 13)에 완성된 운문체(韻文) 역사서로, 상·하 2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상권: 중국 역사를 노래
- 하권: 우리나라 역사를 다루며, 특히 단군‧기자‧위만‧삼한 및 신라‧백제‧고구려‧발해까지 정리
- 단군을 우리 민족사의 정점으로 올려놓음으로써 한국 고대사를 체계화하고, 자주적이고 독자적인 민족의 역사를 분명히 선언했습니다.
- 특히 발해가 우리 역사와 연결된다는 서술은 발해사를 최초로 한국사 체계 안에 편입시켰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습니다.
2.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김부식(「삼국사기」) vs. 일연(「삼국유사」)
(1) 김부식의 「삼국사기」
- 1145년(인종 23)에 편찬된 삼국 시대 정사(正史).
- 유교적 사관을 중심으로, 신이하고 기이한 설화를 거의 배제한 정제된 역사 기술이 특징입니다.
- 일제강점기 신채호 등의 민족주의 사학자들은 김부식을 ‘사대주의자’라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 그러나 학계에서는 당시의 역사 편찬 체제(정사 중심)와 시대적 한계를 고려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2) 일연의 「삼국유사」
- 1280년대(충렬왕 때) 편찬된, 정사(正史)가 아닌 야사(野史)의 형태.
- 단군 신화와 같은 신이한 전설, 민간 설화, 향가 등을 폭넓게 수록하여 삼국 및 통일신라 문화를 생생히 전합니다.
- 「삼국사기」에서 다루지 않았던 단군 조선부터 시작하여 민족의 시원을 강조, 민족주의적 사관을 보여줍니다.
- 불교 승려인 일연이 불국토를 지향하면서도, 민족의 정체성을 높이 평가했다는 점이 주목됩니다.
3. 이제현의 「소악부(小樂府)」와 악부문학
고려 후기 신흥사대부들의 현실인식과 민중적 삶의 노래
(1) 악부(樂府)란?
- 본래 중국 한나라 때 민간가요를 수집하고 음악을 관장하던 관청(악부)에서 유래했습니다.
- 민중의 정서가 가감 없이 반영되는 곡조 있는 시가(詩歌)로, 자연스럽게 현실 풍자, 사랑 노래, 사회의 모순을 소재로 삼았습니다.
(2) 고려 후기 악부문학의 형성
- 고려 전기 문인들은 주로 풍류적, 귀족적 시가에 몰두했고, 악부의 정착은 더뎠습니다.
- 무신정권(1170년) 이후, 전문 문인들이 등장해 현실 비판, 민중적 삶을 담은 악부작품을 쓰기 시작했습니다(이규보, 진화, 김극기 등).
- 악부를 통해 당대 기층민(농민, 하층민)의 애환과 남녀 간의 자유로운 사랑, 사회 풍속 등이 사실적으로 그려졌습니다.
(3) 이제현(李齊賢, 1287~1367)의 「소악부(小樂府)」
- 이제현은 원나라 간섭기에 활동한 대표적 신흥사대부로, 만권당 유학(충선왕 시절) 등으로 폭넓은 식견을 갖춘 인물입니다.
- 「소악부」는 모두 11장으로, 고려 시대 민간에서 유행하던 속요를 7언 4구 형식의 한시로 옮겨놓은 작품들입니다.
- 주요 특징
- 이제현은 이를 통해 당시 민중 속에서 불리던 노래가 갖는 문화적 가치를 인정하고, 국문학과 한문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문학 공간을 제시했습니다.
(4) 의의와 영향
- 고려 후기 신흥사대부들의 사실주의적, 민족적 창작기풍이 악부문학에 오롯이 반영되었습니다.
- 이후 조선시대에도 「소악부」의 전통은 이어져, 악부문학이 본격 성장하는 기반이 되었습니다.
- 고려 사람들의 자유롭고 솔직한 정서, 백성의 삶과 애환을 고스란히 전해준다는 점에서 큰 역사·문학적 의의가 있습니다.
결론 및 시사점
- 민족서사시(동명왕편‧제왕운기)는 고려 중기의 역사적 수난 속에서 민족정신을 고취하기 위해 창작되었습니다.
- 삼국사기 vs. 삼국유사 대립은 유교적 정사와 불교적·민족주의적 시각의 차이를 보여주며, 민족사 인식에 큰 전환점을 가져왔습니다.
- 이제현의 소악부 등 악부문학은 고려 후기 신흥사대부들이 백성의 일상, 사랑, 풍속, 현실 비판을 노래하는 장르로 자리 잡았습니다.
- 이 흐름은 조선조 악부문학으로 이어지며, 우리 문학사에서 국문학과 한문학이 교차하는 중요한 지점을 형성합니다.
정리하자면, 고려 중기부터 후기까지 이어진 문학사적 변화는 민족의 역사를 새롭게 재정립하고, 일반 민중의 삶을 적극적으로 문학에 반영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큽니다.
“동명왕편‧제왕운기”가 민족의 시원을 찬미하고, “삼국유사”가 신이(神異)한 이야기를 통해 독자적인 민족사를 확립했다면, “이제현의 소악부”는 백성들의 생생한 삶을 담은 악부문학을 번성하게 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같이 보면 좋아요
- 「이규보 동명왕편」 원문과 해설
- 이승휴 「제왕운기」 배경 및 의의
- 「삼국사기‧삼국유사」 원문 비교 읽기
- 이제현 「소악부」 전문과 주석
고려시대 문학은 단순한 귀족문화의 전유물이 아니라, 민중의 삶과 민족의식을 결합하며 무궁한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고려시대 민족서사시와 악부문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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